오늘 아침에 라디오 틀었다가 평소 듣던 목소리 안 나와서 당황한 사람 꽤 있을 거야. 로저스(캐나다 대형 통신 및 미디어 기업)가 밴쿠버의 유명한 라디오 채널인 스포츠넷 650이랑 뉴스1130을 갑자기 폐국시켜버렸거든. 2017년부터 운영하던 스포츠 채널이랑 20년 넘게 교통 체증 알려주던 뉴스 채널이 하루아침에 셔터를 내린 거지. 밴쿠버뿐만 아니라 캘거리, 핼리팩스 등 전국적으로 라디오랑 TV 쪽에서 200명 넘게 일자리를 잃었다고 하더라.
진짜 어이가 없는 건 로저스가 돈이 없는 회사가 아니라는 거야. 바로 월요일에 메이플 리프스 스포츠 앤 엔터테인먼트(MLSE)에 43억 달러를 쏟아부어 지분을 싹 다 사버렸으면서, 바로 다음 날 비용 절감한다며 라디오국 문을 닫아버린 거니까. 물론 요즘 AM 라디오(진폭 변조를 사용하는 구형 라디오 방송) 듣는 사람이 많이 줄었고, 최신 자동차에는 AM 안테나도 아예 안 달려서 나오는 추세이긴 해. 시대가 변하긴 했지.
그래도 지역 뉴스와 스포츠를 다루는 로컬 매체가 사라진다는 건 꽤 씁쓸한 일이야. 미디어 전문가들도 밴쿠버 같은 거대한 시장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줄어들면 언론의 견제 기능이나 기사 품질도 떨어질 수 있다고 걱정하더라고. 특히 출퇴근길에 1130 채널로 실시간 교통 상황 챙겨 듣던 사람들은 구글 맵 같은 앱이 주지 못하는 찰나의 직관적인 정보를 잃게 된 셈이지.
그나마 다행인 건 밴쿠버 커넉스(밴쿠버를 연고지로 둔 프로 아이스하키 팀) 경기 중계는 로저스가 소유한 다른 FM 채널로 옮겨서 계속될 예정이래. 5년 전에 TSN 1040 채널이 생방송 중에 DJ들도 모르게 갑자기 송출이 끊기며 폐국됐을 때도 엄청 충격이었는데, 스포츠 라디오 방송계가 점점 팟캐스트나 스트리밍에 밀려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기분이 드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