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가림막 뒤에 꽁꽁 숨어있던 가성비 폼 미친 코스요리 식당 다녀온 썰
6월의 덥고 찌는 토요일 저녁에 브로드웨이를 걷다가 진짜 미친 가성비의 식당을 발견했어. 메인이랑 킹스웨이, 브로드웨이가 만나는 그 요상한 삼각지대 알지? 그동안 스카이트레인(밴쿠버 경전철) 공사 가림막 때문에 1년 내내 숨겨져 있던 곳인데, 구글맵이 다 왔다고 안 했으면 영영 모를 뻔했지 뭐야. 이름은 ‘Murmur(머머)’라고 해.

가게 앞에 적힌 칠판 보고 내 눈을 의심했잖아. 4코스에 65달러, 6코스에 95달러인데 심지어 세금이랑 팁이 전부 포함된 가격이라는 거임. 밴쿠버 극악무도한 물가에 이게 말이 되나 싶더라. 팁을 굳이 주고 싶어서 지갑을 여는 손님들도 꽤 있다는데, 사장님은 팁 안 받는 쿨한 노팁 마인드를 고수 중이야.

식당은 딱 16명 들어가는 아담한 사이즈야. 사장님인 제임스가 IT 업계에서 일하다가 중년의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와서 냅다 차려버린 곳이래. 주방은 애비라는 셰프가 혼자 맡고 있는데, 어릴 적 베트남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서 레몬그라스나 피시소스 같은 동남아 바이브를 살짝 얹은 퓨전 코스를 만들어 내고 있어.

진짜 잊을 수 없는 메뉴는 버섯이랑 흑마늘이 들어간 카라멜레(양쪽 끝을 묶어 사탕 모양으로 만든 이탈리아 파스타)였어. 레몬 버터 소스에 푹 찍어 먹는데 혀에 닿자마자 그냥 녹더라. 여기다 8달러 주고 추가한 사워도우 빵은 직접 배양한 버터랑 같이 나오는데 빵순이 눈물 날 정도로 폼 미쳤음.

메뉴는 시즌마다 계속 바뀔 거 같고, 사장님이 웬만하면 이 착한 혜자 가격을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 물가 때문에 언제 오를지 몰라. 그러니까 가격 오르기 전에 당장 달려가서 맛보는 걸 강력히 추천할게. 주말엔 런치도 하고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진 디너 코스를 맛볼 수 있으니까 꼭 메모해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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