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아침에 늘 듣던 라디오를 켰는데, 매일 출근길을 책임지던 스포츠 방송이 하루아침에 공중분해됐어. 알고 보니까 Rogers(로저스, 캐나다의 대형 통신 및 미디어 기업)가 갑자기 Sportsnet 650(밴쿠버 유일의 스포츠 전문 라디오 채널) 방송국 문을 닫아버린 거 있지.
밴쿠버가 캐나다에서도 손꼽히는 스포츠 시장이잖아. 하키팀 홈구장도 꽉꽉 채우고, 화이트캡스(밴쿠버 연고의 프로 축구팀) 직관러들도 떡상 중인데, 이제 우리 도시엔 전용 스포츠 라디오 채널이 단 하나도 안 남게 됐어.
물론 기업 입장에선 돈 안 되면 칼같이 잘라내는 게 맞겠지. 근데 이건 뼈아픈 실책이야. 라디오는 단순한 팟캐스트랑은 차원이 다르거든. 팟캐스트는 그냥 시간 날 때 듣는 거지만, 라이브 라디오는 실시간으로 다 같이 빡치고, 웃고, 떠드는 하나의 거대한 소통 창구이자 밴쿠버 스포츠 문화 그 자체였어.
로저스가 캐나다 스포츠의 본가라고 입 털면서 수십억 달러씩 쏟아붓고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중계권도 싹쓸이했으면서, 정작 지역 팬들이 매일 목소리를 내던 유일한 플랫폼을 날려버리다니 진짜 앞뒤가 안 맞는 행보 아님? 당장 라디오 운영비 몇 푼 아꼈을진 몰라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밴쿠버 시민들의 어마어마한 팬심을 바닥에 내다 버린 셈이지.
게다가 News 1130(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던 뉴스 라디오 채널)도 같이 날려버렸는데, 운전하는 사람들한테는 완전 멘붕이 왔어. 다들 스마트폰 앱 쓴다고 쳐도, 운전 중에 폰 보는 건 불법인데다 킹받게 위험하잖아. 이건 진짜 운전자들한테 필수 서비스나 다름없었는데 하루아침에 일하던 사람들까지 백수 만들다니, 로저스가 이번에 아주 제대로 헛발질한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