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플레이스(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다목적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축제가 드디어 끝났어. 마지막 팬이 경기장을 빠져나가자마자 임시로 깔아뒀던 그 영롱한 천연 잔디 구장을 다 뜯어내기 시작했지.
근데 쪼금 아쉬운 소식이 하나 있어. 이 잔디 조각을 기념품으로 챙겨갈 수는 없대. 자선 경매로도 안 팔고 그냥 99% 다 퇴비로 만들어서 BC주 흙으로 돌려보낸다네. 미국 뉴저지에 있는 멧라이프 스타디움(NFL 뉴욕 자이언츠와 제츠의 홈구장)에서는 결승전 끝나면 팬들한테 최소 450달러(약 60만 원)를 받고 잔디 조각을 아크릴에 예쁘게 넣어서 판다는데 말이야. 심지어 3,000달러(약 400만 원)짜리 초호화 패키지도 있대.
밴쿠버는 왜 그렇게 안 하냐고? 돈 벌기 싫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너무 없어서 그래. 뉴저지 경기장은 9월까지 여유가 있지만, 여기는 당장 방 빼줬던 BC 라이온스(캐나다 풋볼 리그 팀)랑 밴쿠버 화이트캡스(북미 프로축구 리그 팀)가 홈구장으로 당장 돌아와야 하거든.
기존 인조잔디로 다시 싹 다 복구하는 데 겨우 17일밖에 안 남았어. 게다가 살아있는 잔디를 잘 유지해서 파는 게 생각보다 엄청 복잡하고, 비싸게 팔고 나서 그 잔디가 며칠 만에 시들어 죽어버리면 그것도 엄청 골치 아프잖아. 그래서 그냥 쿨하게 친환경 재활용 엔딩을 택한 거지.
어쩔 수 없지만 팬들 입장에선 레어템 굿즈 하나 날아간 거라 아쉽긴 하겠다, 그치? 그래도 떠돌이 생활 하던 화이트캡스랑 라이온스는 빨리 자기 집으로 돌아오고 싶어서 폼 잡고 기다리는 중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