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올더그로브에 사는 메리 크루크 할머니네 마당에 날개 밑이 핫핑크색으로 염색된 하얀 새 한 마리가 나타났어. 날개를 다쳤는지 질질 끌고 배도 엄청 고파 보여서, 할머니가 귀리를 뿌려줬더니 이제 하루에 서네 번씩 밥 먹으러 출근 도장을 찍고 있대.
알고 보니 이 새는 그냥 야생새가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젠더 리빌 파티(임신한 아기의 성별을 지인들에게 알려주는 파티)나 결혼식 같은 행사에서 날려 보낸 비둘기일 확률이 높다는 거야. 여자아이는 핑크색, 남자아이는 파란색으로 새를 염색해서 날리는 게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거든.
근데 이게 동물보호단체들 입장에서는 진짜 환장할 노릇이지. 이런 행사에 쓰이는 새들은 대부분 전서구(통신용으로 훈련된 비둘기)나 하얀 링넥도브(목에 띠 무늬가 있는 비둘기의 일종)인데, 평생 사람이 주는 밥만 먹고 자라서 야생에서 스스로 먹이를 구하거나 포식자를 피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거든. 한마디로 밖으로 풀려나면 그냥 길을 잃고 굶어 죽거나 다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거야.
실제로 BC주 SPCA(동물학대방지협회)에도 다친 비둘기 신고가 엄청나게 들어오고 있대. 어떤 행사 업체는 새들이 집으로 돌아가도록 훈련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많게는 3,850달러(약 380만 원)나 받고 새를 빌려주는데, 진짜 집으로 돌아가는 새가 몇 마리나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지.
과거 교황청이나 올림픽에서도 평화의 상징이라며 비둘기를 날렸다가 까마귀한테 공격당하거나 성화 불꽃에 타죽는 끔찍한 일들이 있었잖아. 크루크 할머니는 다친 핑크 비둘기를 돌보면서 이렇게 일침을 날리셨어. “새들은 너무 아름다운 생명체지만, 그냥 비눗방울 같은 거나 불면 안 되는 걸까?” 진짜 뼈 때리는 말이지 않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