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새벽 3시 반쯤 써리 시청(캐나다 BC주 써리 지역의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메인 건물) 옆에 덩그러니 있던 이동식 화장실(야외 행사장 같은 곳에 임시로 설치해 두는 플라스틱 간이 화장실)에서 갑자기 원인 모를 불이 시작됐어. 이 불길이 점점 커지더니 건물 남서쪽이 완전히 연기에 휩싸였고, 뜨거운 열기를 이기지 못한 시청 외벽 유리창까지 와장창 깨져버렸지 뭐야.
게다가 시커먼 연기가 건물 안으로 스멀스멀 들어가면서 스프링클러(화재가 감지되면 천장에서 자동으로 물을 뿜어내는 화재 진압 설비)까지 시원하게 터져버렸어. 결국 시청 내부에 엄청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네. 그래도 정말 다행인 건 이 늦은 새벽 시간이라 그런지 다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거야.
지금 경찰이 열일하면서 주변 CCTV를 싹 돌려봤는데, 불이 나기 직전에 그 주변을 서성거리던 아주 수상한 아저씨 한 명을 딱 포착했어. 용의자 인상착의가 엄청 디테일해. 나이는 45세에서 65세 사이로 보이는 백인 남성이고 짧은 머리에 마른 체형이래. 밝은 색 야구 모자를 푹 눌러쓰고, 앞부분에 그래픽이 들어간 어두운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있었어.
여기서 완전 시선 강탈인 포인트는 밝은 색 양말에 슬라이드(발등을 덮는 밴드가 있는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는 거. 목에는 빨간색과 흰색이 섞인 랜야드(신분증이나 열쇠 등을 걸어 목에 거는 줄)를 걸고 허리에는 어두운 색 패니 팩(허리에 둘러서 차는 작은 힙색)까지 아주 야무지게 장착하고 있었대.
이 “양말에 슬리퍼” 패션 테러리스트 겸 방화 용의자를 혹시 길에서 본 적이 있거나, 불이 났을 때 뭔가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게 있다면 당장 SPS(써리 경찰서) 비긴급 라인으로 제보해 달라고 하네. 아니 도대체 시청 옆 화장실에서 왜 불장난을 한 건지 진짜 킹받고 어질어질하다 그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