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밴쿠버 다운타운의 그랜빌 스트리트(Granville Street, 시내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주요 간선도로)를 아예 영구적인 보행자 전용 도로로 만들자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어. 원래 FIFA(국제축구연맹) 행사 때문에 잠깐 차 없는 거리로 만들었던 건데, 사람들이 막상 겪어보니 너무 좋았던 거지. 유명한 도시계획가들까지 나서서 이참에 확 그냥 영구화하자고 불을 지피고 있어.
확실히 차 안 다니는 거리를 걷는 건 폼 미치긴 해. 근데 다들 완전 까먹고 있는 팩트가 하나 있어. 이 길이 하루에도 수천 명의 시민들이 버스를 타고 다니는 초대형 대중교통 핵심 루트라는 사실이야.
지금 차도를 막아버리는 바람에 버스 노선들이 옆 골목인 시무어(Seymour)랑 하우(Howe) 스트리트로 우회하고 있거든. 덕분에 대중교통 러버들은 환승할 때마다 강제 걷기 운동을 빡세게 해야 하고, 접근성도 떨어져서 완전 킹받는 상황에 처해버렸어.
물론 밴쿠버 시청도 아예 뇌절한 건 아니야. 우회 도로에 있던 길거리 주차장을 싹 다 밀어버리고 24시간 버스 전용 차로를 만들어서 버스 배차 시간이 안드로메다로 가는 건 막았어. 이 부분은 칭찬해 줄 만해.
하지만 도시계획 분야에서 꽤나 네임드인 전문가들이라면, 낭만 챙기려다 대중교통 이용객들이 겪게 되는 빅엿 같은 불편함도 당연히 고려해야 하는 거 아닐까? 무지성으로 보행자 전용만 외칠 게 아니라, 버스 타는 사람들의 빡침을 어떻게 달래줄 수 있을지도 진지하게 같이 토론해 봤으면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