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동안 밴쿠버 식당 사장님들 덜덜 떨게 만들었던 익명 평론가 누님의 은퇴 선언
밴쿠버 식당 사장님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던 얼굴 없는 미식가, 밴쿠버 선(Vancouver Sun, 캐나다 BC주 유력 신문사)의 전설적인 음식 평론가 미아 스테인스비(Mia Stainsby)가 무려 39년 만에 은퇴를 선언했어.

1993년부터 평론가로 활동한 미아는 식당을 방문할 때 철저하게 정체를 숨겼다고 해. 예약할 때도 절대 본명을 안 썼지. 당시에는 신문에 안 좋은 평론 하나 실리면 식당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었던 시절이라, 요리사들은 미아가 누군지 몰라서 늘 긴장 상태였대. 유명 셰프인 비크람 비즈(Vikram Vij)도 “우리 식당에 단골로 오셨는데 누군지 전혀 몰랐다”며 웃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요즘은 인플루언서(SNS 등에서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 시대가 오면서 미아도 슬쩍 정체를 드러냈어. 그래도 식당의 요리 뒤에 숨은 열정과 스토리를 찾아내는 그녀의 원칙은 절대 변하지 않았지. 셰프들은 입을 모아 그녀가 단순히 식당을 까내리는 평론가가 아니라, 요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으로 외식업계 전체를 발전시켰다고 극찬하고 있어.

미아는 밴쿠버의 음식 문화가 다양한 세계의 맛이 섞인 폼미친 다문화의 결정체라고 평가했어. 특히 지역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로컬푸드(지역 생산 농수산물) 트렌드를 이끈 셰프들을 최고로 꼽았지. 기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1995년 롭 피니(Rob Feenie) 셰프가 예술적이고 정교한 요리로 밴쿠버를 미식의 도시로 올려놓았을 때를 회상했어.

수십 년간 엄청난 양의 코스 요리를 해치운 미아는 “이제 식당 살 좀 빼야겠다”는 농담을 던지며 펜을 내려놓기로 했어. 앞으로는 하이킹도 가고, 가을엔 중국, 그다음엔 아프리카로 훌쩍 세계 여행을 떠날 계획이래. 수십 년간 밴쿠버 맛집 지도를 그려준 그녀의 인생 2막을 다 같이 응원해주자고.
431
댓글 4
몇 년 동안 미아의 칼럼은 무조건 챙겨 읽었어. 외식할 때 우리가 진짜 궁금해하는 음식 맛, 분위기, 가격 같은 핵심만 딱 짚어줬거든.

요즘 흔한 평론들처럼 ‘직원이 나한테 굽신거리지 않았다’거나 ‘포크 떨어뜨렸는데 5초 안에 안 주더라’ 같은 쪼잔한 불평은 절대 안 했지.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가 연예인 병 걸린 평론가들과는 차원이 달랐어. 진짜 많이 보고 싶을 거야. 미아, 앞으로도 꽃길만 걷길
PE •
    
쪼잔한 불평 예시가 유난히 구체적인 거 보니, 님도 요즘 별점 테러 리뷰에 데인 자영업자 쪽인가 싶네. 평론가가 그리운 게 아니라 그 시절 공정함이 그리운 듯?
ㅋㅈㅈ •
    
맞는 듯. 별점은 민주화됐는데 공정함은 입국심사에서 자꾸 걸리더라
ㅈㅊㅊ •
미아는 정말 훌륭한 기자이자 음식 평론가였지만, 무엇보다도 관대하고 사려 깊고 다정한, 참 좋은 사람이었어요.

미아 님, 인생의 다음 챕터에서도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바랄게요! 그동안 써주신 주옥같은 글들이 너무 그리울 거예요...
L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