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시의회가 ‘빌리지 플랜(마을 계획)’이라는 걸 들고나왔어. 시내 곳곳에 17개의 핵심 구역을 지정해서 4~6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을 올리고, 걸어서 장도 보고 병원도 갈 수 있는 유럽 감성의 동네를 만들겠다는 거지. 겉보기엔 완전 폼 미치지 않았어? 설문조사에서도 시민들 반응이 아주 좋았거든.
근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까 지정된 구역의 집주인들이 뒷목을 잡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거야. 시에서 이 구역의 일부 집들을 ‘무조건 1층은 상가, 위는 4~6층 아파트’로만 개발할 수 있게 못을 박아버렸거든.
예를 들어 캐서린 할머니는 발달장애가 있는 딸을 돌보려고 자기 집 뒷마당에 레인웨이 하우스(뒷마당에 짓는 소형 별채)를 지으려고 했어. 근데 이 법안이 통과되면 그런 소소한 증축이 싹 다 불가능해져. 오직 거대 개발업자가 땅을 사서 6층짜리 건물을 올릴 때까지, 내 집인데도 내 맘대로 아무것도 못하고 강제로 존버해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온 거지.
도시 전문가들이나 건축가들도 취지 자체는 킹인정하는데, 기존 집주인들의 재산권을 이렇게 꽁꽁 얼려버리는 건 선 세게 넘었다고 지적하고 있어. 반대 여론이 떡상하니까, 다가오는 10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시의회도 쫄아서 이걸 통과시킬지 말지 식은땀을 쥐고 눈치만 보는 중이라는구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 완전 팝콘 각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