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간 동안 밴쿠버 그랜빌 스트리트가 축구 팬들로 꽉 차서 엄청난 축제 분위기였잖아. 그런데 대회가 끝나가니까 귀신같이 다시 거리가 썰렁해지고 있어. 그래서 밴쿠버 시의회가 이 열기를 어떻게든 계속 이어가려고 보행자 전용 거리를 7주 더 연장하기로 전격 결정했지. 예산도 무려 수십억 원을 들여서 경찰 배치부터 거리 청소, 각종 행사까지 빵빵하게 기획 중이래.
당장 다음 주에는 아이들을 위한 ‘베이비 레이브(어린이 댄스파티)’부터 만다라 그리기 워크숍, 라이브 컨트리 음악이 흐르는 카우보이 데이 같은 무료 이벤트가 잔뜩 열릴 예정이야. 어떻게든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다시 도심으로 끌어모으려는 눈물겨운 노력이지.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 상인들은 피파(국제축구연맹) 기간 동안 장사가 정말 역대급으로 잘 돼서 행복했지만, 행사 열기가 식자마자 다시 거리에 노숙자와 마약 투약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숨을 쉬고 있어. 사실 지금 그랜빌 스트리트 상가의 무려 29%가 텅텅 비어 있는 심각한 상태거든.
오랫동안 여기서 장사한 사람들은 단순히 길거리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행사를 몇 번 연다고 빈 상가나 치안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어. 겉보기식 임시방편보다는 정신 건강 치료나 SRO(저소득층을 위한 단일 객실 숙소) 문제 같은 진짜 묵은 숙제들을 해결해야 사람들이 안심하고 놀러 올 수 있는 거리가 될 거라는 거지. 과연 이번 여름, 그랜빌 스트리트는 진정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