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밴쿠버에 있는 95년 전통의 캐나다 재향군인회(Legion, 참전용사들과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단체) 118지부가 지금 완전 멘붕에 빠졌어. 평소엔 자원봉사자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생도들도 오가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빙고 게임도 하고 가라오케도 부르면서 지역 핫플로 아주 잘 돌아가고 있었거든?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계속 발전하는 중이라 자부심도 뿜뿜이었지.
근데 갑자기 소속된 건물 관리단(Strata, 공동주택이나 상가의 공용공간을 관리하는 자치 기구)에서 외벽이랑 주차장 바닥 수리비 명목으로 무려 34만 5천 달러(한화 약 3억 4천만 원)를 내라고 떡하니 청구서를 꽂아버린 거야. 기한은 12월 1일까지래. 평소엔 술집 운영해서 버는 짤짤이 수익으로 하루하루 쪼들리지 않게 살고 있었지만, 이 어마어마한 청구서는 완전 선 넘은 거지. 에바 힌치클리프 회장님도 “우리가 그동안 동네 챙겼으니 이제 동네가 우리 좀 살려달라”고 헬프를 치고 있어.
사실 이 회관이 그냥 노는 곳이 아니거든. 참전용사들 혜택 챙겨주고, 동네 어르신들 병원 모셔다드리고, 이사도 도와주고 아주 천사들이 따로 없어. 심지어 양귀비 배지 팔고 기금 모아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자선단체에 기부한 돈만 160만 달러가 넘는대.
원래 옛날엔 자기들 소유의 땅이 있었는데, 이리저리 이사 다니다가 예전 부지를 팔고 지금의 주상복합 건물에 들어오면서 건물 관리단의 유지보수 결정을 따라야 하는 짠한 신세가 됐나 봐. 당장 9월 1일까지 1차로 17만 5천 달러를 토해내야 해서 두 달도 안 남은 시간 동안 뼈 빠지게 모금 운동을 하고 있어. 지금까지 한 2만 2천 달러 정도 모였대.
요즘 BC주 다른 동네 재향군인회들도 건물은 낡고 회원은 줄어서 문 닫는 곳이 수두룩하다네. 회장님 할아버지도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셔서 이곳이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데, 이 훈훈한 아지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게 십시일반 도와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