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낭비라고 욕먹던 밴쿠버 월드컵 막상 뚜껑 열어보니 태세전환 오지는 근황
처음에는 세금 오지게 든다며 욕 엄청 먹었던 밴쿠버 월드컵 개최가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분위기야.

사실 월드컵 시작 전만 해도 밴쿠버에서 7경기 치르는데 무려 5억 7,800만 달러나 든다는 PBO (캐나다 의회 예산처) 발표 때문에 여론이 완전 바닥이었거든. 설문조사에서도 관심 없다는 사람이 절반이 넘었을 정도니까.

근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까 사람들 태세전환이 장난이 아니네. 아침부터 펍에 모여서 맥주 까고,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어깨동무하면서 응원가를 부르고 축제 분위기에 완전 취해버렸어. 특히 트랜스링크 (밴쿠버 대중교통망)도 큰 사고나 지연 없이 깔끔하게 일 처리를 잘해서 스카이트레인 (밴쿠버 지상철) 탈 때마다 완전 글로벌 축제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었지.

무엇보다 캐나다 남자 국가대표팀이 폼 미친 경기력을 보여준 게 컸어. 조별리그 통과에 사상 첫 승리까지 챙기고, 남아공까지 잡으면서 밴쿠버 시민들 뽕을 제대로 채워줬거든.

요즘 경제도 안 좋고 우울한 뉴스도 많았는데, 이번 월드컵이 사람들한테 합법적으로 미친 듯이 놀고 기뻐할 핑곗거리를 제대로 던져준 셈이지. 오죽하면 다음 2038년 월드컵도 또 캐나다에서 개최했으면 좋겠다는 설문 결과까지 나왔다니까.

비싼 돈 치르고 한 바탕 제대로 놀았는데, 앞으로 캐나다 축구 열기가 얼마나 더 뜨거워질지 팝콘 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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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우리 피 같은 세금을 완전히 시궁창에 버린 꼴입니다. 게다가 이 엉망진창 속에서 피파(FIFA)는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그 돈을 납세자들한테 땡전 한 푼이라도 돌려줬을 것 같나요?

결국 이 난장판 속에서 평범한 BC주 시민들이 얻은 게 도대체 뭡니까? 진짜 쥐뿔도 없습니다
BO •
    
맞아 FIFA만 배불린 건 좀 킹받는데, 얻은 게 아예 없다고 단호한 거 보니 경기나 펍 축제는 한 번도 안 즐긴 쪽인가 ㅋㅋㅋ
ㅎㅈㅎ •
    
나도 정착 초반엔 펍 한 번 가는 돈이 아까웠는데, 세금값을 입장권처럼 즐긴 사람만 본전 친 셈이지
ㅁㅁㅈ •
“월드컵이 불안한 시기에 밴쿠버와 캐나다에 축하할 이유를 한가득 안겨주었고, 많은 시민들이 이를 기꺼이 즐겼다.”

이 메시지는 BC주 정부에서 제공하며, 여러분의 피 같은 세금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SA •
오늘 아침 댄 푸마노 기자가 쓴 칼럼 정말 아름답네요. 월드컵이 도시와 캐나다 전체에 축하할 이유를 수없이 만들어주었다는 내용 너무 공감갑니다
AD •
“스포츠” 홍보 담당자가 자기 밥그릇 챙기려고 입 터는 거네. 뭐 그럴 수 있지. 다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니까 인정해 줌... 근데 내 세금은 이미 변기통으로 날아갔고요..
BR •
강 장관님이 본인 지역구인 버나비에 신경 좀 더 쓰셨으면 좋겠네요. 버나비 병원 말입니다. 장관님이 속한 신민당 정부가 한창 진행되던 암 센터랑 응급 치료 시설 업그레이드 공사를 중간에 뜬금없이 중단시켜 버렸잖아요.

버나비는 BC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고 항상 신민당을 지지해 왔는데, 이번 일에서는 강 장관이나 이비 주수상이나 시장한테 프로젝트 취소한다고 귀띔조차 안 하더군요. 이비 주수상의 오만함이야 새삼스럽지도 않지만요... 이게 바로 자기들 어젠다를 든든하게 지지해 준 사람들에게 정치적으로 보답하는 방식인가 봅니다.

강 장관님께 상기시켜 드리고 싶은데, 버나비는 재그밋 싱을 재선시키지 않았습니다. 장관님, 월드컵 때문에 신나서 웃고만 계실 때가 아닐 텐데요
DA •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는 크라이스트 처치 성당은 저처럼 추가로 자원봉사를 자처한 환영 요원들 덕분에 운영 시간을 연장할 수 있었답니다. 기도를 하러 오거나, 성당의 평화로움과 정적을 즐기고, 건축 양식과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감상하러 전 세계에서 찾아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뻤어요.

하루는 경기 다음 날을 앞두고 발 통증이 심해진 한 선수가 와서 기도를 요청하기도 했답니다. 저희 성당 바로 옆이 선수들이 묵는 하얏트 호텔이었거든요. 엄청난 인파 속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그 뜨거운 열기를 함께 느낄 수 있어서 참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TH •
장기적인 혜택이 있을지 없을지 굳이 지켜볼 필요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요식 행위에서 얻을 수 있는 장기적 이득 따위는 애초에 없으니까요. 평소보다 사람이 조금 더 모였을 뿐인, 별로 중요치도 않은 경기 7개를 치렀을 뿐인데 엑스포 같은 거창한 효과를 기대했다면 큰 착각입니다
KR •
재미있는 소식 하나 알려줄게. BC주 신용 등급이 막 떨어졌어. 만세, 갚아야 할 빚 이자만 더 늘어나겠네. 진짜 엄청나게 재미있는 축제다, 그치?
MA •
납세자들의 혈세는 단 1달러도 여기에 쓰여서는 안 되었습니다. 지금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개최를 허락해 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인데, 오히려 우리가 FIFA 측에 캐나다에서 대회를 열게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냈어야 정상입니다
T •
이렇게 돈 실컷 써봤자 결국 화이트캡스 축구팀은 라스베이거스로 연고지 옮기겠지
JI •
TV 중계는 온통 경기장 화면만 보여주더라. 밴쿠버를 비롯해서 개최 도시 16곳은 홍보도 거의 안 됐음. 호텔도 객실이 다 안 찼다는데, 개최 비용으로 7억 달러 넘게 써놓고 경제 효과는 쥐꼬리만큼 보겠네.

그래도 이번 대회가 밴쿠버 사람들한테 옛날 90년대 시절을 떠올리게 해준 건 좋았어. 길거리 깨끗하고, 다운타운에 사람 북적이고, 거리 공연도 있고, 안전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였던 그 시절 말이야.

지난 20년 동안 주 정부가 주거 지원 사업 한답시고 마약 중독자랑 정신질환자들을 도심 한가운데 모아두는 바람에 범죄랑 거리 혼란만 늘어나고 아주 난장판이 됐잖아. 예전 리버뷰 병원 근처처럼 한적한 외곽 지역에 지원 주택을 짓고 정신 건강 센터를 세워야 밴쿠버가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있을 텐데. 정치인들이 이번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고 이 정책을 안 고치면, 우리는 다시 마약굴이나 고담 시티로 돌아가서 배트맨을 찾아 헤매야 할걸
JO •
축제와 재미도 좋지만, 결국 피파가 짜놓은 판에 국민 세금 10억 달러가 들어갔습니다. 공정함을 핑계로 제멋대로 룰을 바꾸고 오렌지색 그분에게 평화상까지 안겨줬던 바로 그 집단 말입니다. 정말 웃음만 나오네요.

현지 피파 임원이라는 사람들은 피파의 명령에 꼼짝 못 하고 따를 뿐입니다. 팬존 관중 수나 거리 행렬 참여 인원 발표하는 것까지 사사건건 통제받더군요. 자율성이란 게 있기는 한가요? 피파 방식대로 안 할 거면 꺼지라는 식이죠. 자유를 버리기 좋아하는 우리 캐나다인들에게는 참 대단한 축제였겠습니다. 독재자들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채워주면서 말이죠.

듣기로는 쫓겨났던 노숙자들이 조만간 다른 지역에서 밴쿠버로 다시 돌아온다고 하던데, 곧 원래의 일상으로 복구되겠네요. 그리고 개최 도시 공무원들의 초과 근무 시간은 공식적으로 일부만 기록되기 때문에 실제 노동 시간과 비용은 영원히 정확히 알 수 없을 겁니다
ST •
빵과 서커스. 로마 시대에 투기장의 검투사들을 가리켜 그렇게 불렀지. 당시 로마 시민들이 비참한 삶을 잊도록 관심을 돌리려는 수작이었어.

정치인들은 2천 년 넘게 이 똑같은 전략을 써먹고 있고, 캐나다랑 BC주, 밴쿠버 지도자들도 이번 판을 아주 기막히게 짰더군. 정치인들과 그 지지자들은 맨 앞줄 명당에 앉아 즐기고, 평민들은 야외 응원장이나 맥주 광장에서 화면만 보며 좋아라 소리 지르고 있었으니 말이야.

행사한다고 거리 청소 싹 하고 노숙자랑 마약 중독자들은 다른 데로 강제 이주시켜서 눈앞에서 치워버렸지. 그런데 이제 축구장 잔디는 걷어내고 관중도 다 집으로 돌아갔어. 고통스러운 현실은 다시 시작인데 우리에게 남은 건 수십억 달러의 빚더미뿐이야. 나랏빚이 수조 달러인데 몇십억 달러쯤이야 누가 신경이나 쓰겠냐만은.

방금 어떤 댓글을 보니까 버나비 병원 암 병동이랑 노인 요양원 7곳 건설 계획이 취소됐다던데, 병상 기다리는 암 환자나 어르신들이 이번 축구 경기를 즐겁게 보셨을지 참 의문이네. 나도 축구 경기 자체는 좋아하지만 부패한 피파 집단은 딱 질색이야. 피파가 수익은 다 챙겨가고 개최 도시엔 빚만 남겨두는 바람에 밴쿠버도 제대로 털렸지. 정치인들은 맨날 장기적인 경제 효과 타령만 하는데, 로마가 불탈 때 로마 원로원 의원들도 똑같은 소리를 지껄였을지 궁금하네. 어쨌든 다들 즐거웠다니 다행이다
PA •
참고로 미국 개최 도시들은 세금 한 푼도 안 쓰고 전부 기업 스폰서 비용으로 해결했다던데. 왜 우리는 그렇게 못 하는지 참 궁금하네
PA •
그런데 주정부는 이곳 경기 개최에 얼마를 썼는지 정보공개 청구 자료를 받으려는 기자에게 150달러를 청구하려고 하네요
PA •
6월 24일 캐나다 경기를 보러 밴쿠버까지 날아갔습니다. 미리 각오는 했지만, 티켓·호텔·식사비와 공 하나 차는 성인 남성들 경기에 과하게 흥분하는 사람들을 보고는 영 감흥이 없었네요.

경기 전 공 하나가 관중석으로 날아왔고 아내가 잡았습니다. 그런데 돌려줘야 했어요. FIFA는 공 몇 개 없어져도 감당 못 하나요?

작은 맥주 두 잔과 생수 한 병에 45달러를 받은 이유가 그거였나 봅니다. 이제 청구서를 갚을 납세자 여러분, 즐겁게들 하세요
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