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월드컵이 밴쿠버를 제대로 휩쓸고 지나갔어. 개최 위원장 제시 애드콕은 개막 전날 밤에 스트레스 받아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는데, 다음 날 팬 페스트(월드컵 거리 응원전)에 초록색 유니폼 입은 멕시코 축구팬들이 6천 명 넘게 몰려온 거 보고 감동해서 울컥했대. 그 뒤로 몇 주 동안 밴쿠버 전체가 폼 미친 축제 분위기였지.
근데 이제 축제는 끝났고 뼈때리는 현실 타임이 왔어. 40년 전 엑스포 86 때는 예일타운(밴쿠버의 유명한 야외 테라스 식당가)이나 BC 플레이스(밴쿠버에 있는 다목적 돔 경기장) 같은 굵직한 인프라가 남았잖아? 이번 월드컵은 물리적으로 남은 게 거의 없어. 길거리 표지판은 칼같이 치워졌고, 경기장 잔디도 다 뽑혀 나갔거든. 그래서 5억 7,800만 달러(약 5,800억 원)라는 어마무시한 예산 청구서만 남은 거 아니냐는 걱정도 나오고 있지.
그래도 관계자들은 이번 월드컵의 유산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어. BC 플레이스 구장은 웸블리나 아스테카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구장들이랑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거든. 해외 선수들이랑 팬들이 경기장 뷰랑 분위기에 완전 찢었다며 호평을 쏟아냈대.
결국 이 엄청난 경험치 덕분에 밴쿠버는 세계적인 이벤트를 완벽하게 치러낼 수 있는 도시라는 걸 떡상시켰어. 당장 2031년이랑 2033년 럭비 월드컵 유치전에도 뛰어들었지. 세금 낸 게 아깝냐고? 애드콕 위원장은 밴쿠버 경제 엔진을 여름 내내 풀가동시켰으니 무조건 뽕 뽑은 거라고 단언하더라고. 아무튼 남은 건 이제 카드값 갚으면서 이 낭만을 추억하는 것뿐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