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여름, 밴쿠버 시내 한복판에 텐트촌이 엄청나게 생겼어. 가스통에 토치까지 굴러다녀서 불이 나면 진짜 큰일 날 상황이었지. 당시 밴쿠버 소방서장이었던 캐런 프라이(Karen Fry) 누님이 당장 철거하라고 명령을 내렸는데, 시청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몸을 사리느라 밍기적거리는 거야.
결국 시장이 바뀌고 나서야 텐트촌 철거가 본격적으로 진행됐어. 새 시장이 자기가 비난을 감수하겠다며 총대를 메준 덕분에 간신히 해결됐지. 꽉 막힌 속이 다 시원해지는 사이다 전개였어.
사실 프라이 서장님은 밴쿠버 135년 소방 역사상 최초의 여성 서장이야. 게다가 현장 소방관 출신이 아니라 상황실 요원(Fire Dispatcher)으로 시작해서 서장까지 올라간 엄청난 짬바(경력)의 소유자지. 네 명의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으로 멘탈이 털리는 시기도 있었지만, 소방서 동료들이 가족처럼 챙겨준 덕분에 꿋꿋하게 버틸 수 있었대.
27년 소방 인생에서 가장 심각했던 문제는 합성 오피오이드(Synthetic Opioids, 펜타닐 같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의 등장이었어. 마약 과다 복용 관련 출동이 폭증하면서 현장 소방관들 체력과 멘탈이 갈려나가는 게 제일 마음 아팠다고 해.
과거에는 “너무 여성스럽다”며 꼽을 주는 꼰대 상사도 있었지만, 당당하게 이겨냈고 지금은 여성 소방관 비율도 예전보다 3배나 늘어났대. 밴쿠버 소방 노조와도 사이가 엄청 좋아서 발암물질 없는 소방복 도입이나 24시간 교대 근무제 같은 굵직한 업적도 남기셨어.
이제 정든 밴쿠버를 떠나 한적한 동네에서 강아지랑 닭을 키우면서 힐링하실 계획이래. 평생을 바친 직장이라 막상 떠나려니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 것 같아 섭섭하시겠지만, 평생을 갓생(모범적이고 부지런한 삶) 살고 은퇴하시는 서장님의 앞날을 기쁜 마음으로 응원하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