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델타 지역 시골길 끝자락에 조용히 숨어있던 리버우즈(Riverwoods, 델타 지역에 위치한 타운하우스 단지)는 아는 사람만 아는 숨겨진 명소였어. 농경지랑 프레이저 강 사이에 쏙 들어가 있어서 경치도 좋고, 펍이나 자전거 도로도 가까워서 살기 딱 좋은 꿀단지 같은 곳이었지.
근데 주정부가 8차선짜리 새로운 조지 매시 터널(George Massey Tunnel, 델타와 리치먼드를 연결하는 교통로)을 뚫는다고 발표하면서 평화가 와장창 깨져버렸어. 나무들은 싹 다 뽑혀 나가고, 흙먼지에 소음에, 잘 쓰던 자전거 도로까지 폐쇄됐거든. 게다가 주정부가 기존 시공사랑 계약을 깨버리는 바람에 완공일이 2031년 9월로 미뤄져서 주민들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지.
지난 2월에 우거진 숲을 밀어버리면서 고속도로 쌩쌩 달리는 소리가 집까지 직빵으로 들어오는데, 봄에 설치해 주겠다던 임시 방음벽은 깜깜무소식이야. 덤프트럭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새벽 7시부터 굴삭기 소리가 고막을 때리니 제정신으로 살 수가 없지.
가장 큰 문제는 집값이야. 여기 사는 주민들 대부분이 70~80대 어르신들이라 슬슬 집을 팔고 작은 곳으로 이사 가야 할 타이밍이거든. 예전에는 집 좀 팔라고 문 앞에 쪽지까지 남겨두고 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11개월째 집이 안 팔려서 매물을 거두거나 반년 넘게 입질조차 없는 짠내 나는 상황이야.
델타 시청(City of Delta, 밴쿠버 남쪽 델타시의 행정기관)에서도 공사 때문에 집값 타격이 클 거라고 주정부에 아예 주민들 집을 사들이라고 요구했는데, 교통부는 그저 방음벽 설치 일정 맞추려고 노력 중이라는 앵무새 같은 답변만 하고 있어. 조용하던 동네가 갑자기 공사판이 돼서 옴짝달싹 못 하게 된 어르신들만 꼼짝없이 강제 존버하게 생겼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