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시의회가 서민들이 살던 아파트를 밀어버리고 22층짜리 호텔을 짓겠다고 승인해 버렸어. 마운트 플레전트(Mount Pleasant - 밴쿠버의 떠오르는 산업 및 예술 중심지)에 있는 1960년대식 낡은 임대 아파트를 부수고, 그 자리에 장기 투숙객용 호텔 190실을 올리겠다는 거지. 켄 심 시장을 포함한 시의원 다수가 찬성표를 던졌대.
시청이랑 개발사 측은 2050년까지 밴쿠버에 호텔 객실이 1만 개나 더 필요하다면서, 관광이랑 경제를 살리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게다가 스카이트레인(SkyTrain - 밴쿠버의 경전철 시스템) 역도 곧 생기니까 위치도 딱이라는 거지.
하지만 문제는 이 결정으로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40여 명의 세입자들이야. 24년 넘게 거주한 72세 은퇴자 할아버지나 보이지 않는 장애를 안고 사는 주민 등, 저렴한 월세 덕분에 간신히 버티던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 지금 내는 월세가 1,050달러 정도인데, 쫓겨나면 밴쿠버의 저 세상 월세 물가를 도저히 감당할 길이 없는 상황이야.
개발사가 거주 기간에 비례해 보상금을 준다고는 하지만, 다 합쳐봤자 1만 4천 달러 수준이라 요즘 시세로는 2년도 못 버틸 금액이지. 심지어 호텔 노조조차 “주택 위기가 이렇게 심각한데 호텔 짓는 데만 특혜를 주냐”면서 팩트 폭격을 날렸어.
현재 뿔이 단단히 난 세입자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까지 준비 중이야. 서민들의 찐 보금자리를 뺏어가면서까지 출장객 모시기에 진심이어야 하는 건지, 밴쿠버의 현주소를 뼈때리게 보여주는 씁쓸한 현실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