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 써리 골프장에 꽤 오랫동안 흰머리수리가 둥지를 틀고 살던 늙은 전나무가 하나 있거든. 근데 최근에 전문가가 와서 보니까 곰팡이 때문에 나무가 썩어서 언제 집 위로 쓰러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돼버린 거야.
그래서 당장 나무를 베어내야 하는 상황인데, 문제는 B.C.주 야생동물법 때문에 흰머리수리 둥지를 맘대로 없앨 수가 없다는 거지. 결국 나무를 베기 전에 새들이 돌아와서 지낼 수 있는 21미터짜리 거대한 인공 둥지 기둥을 새로 세워주는 프로젝트가 시작됐어.
이게 관리위원회(Strata,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같은 자치기구)가 원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돈 버는 일도 아닌데 비용이 자그마치 2만 5천 달러나 드는 거 있지. 그래서 동네 주민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서 고펀드미(GoFundMe,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9천 달러를 목표로 모금까지 시작했대. 이미 3천 달러나 모였다니까 주민들 행동력 진짜 폼 미쳤지.
전문가들 말로는 새들이 9월 중후반쯤 다시 돌아올 텐데, 그때쯤엔 기존 나무는 싹 밀어버리고 이 최고급 펜트하우스 같은 새 둥지가 짠 하고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어. 만약 새들이 까다롭게 굴어서 다른 자연 나무를 고르더라도, 결국 다른 독수리가 빈집털이하러 올 테니 손해 볼 건 없다는 거지.
요즘 이렇게 야생동물 보호랑 사람들의 안전을 같이 챙기려는 시도들이 북미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대. 우리 동네 독수리가 무사히 새 집으로 입주해서 꿀 빨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