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BC주 썸머랜드에 있는 가족 식당 ‘지아스(Zias)’에 예약 취소 전화가 걸려 오면서 비극이 시작됐어.
식당 매니저인 아비아나가 하늘을 보니 산불 연기가 심상치 않았지. 재가 테라스에 떨어지는데도 손님들은 식사를 계속했고, 아비아나의 어머니인 섀넌은 마치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피아노 연주가 계속되던 장면 같았다고 해.
결국 새벽 1시에 대피 명령이 떨어졌고, 사람들은 사이렌 소리와 함께 떨어지는 불똥을 피해 황급히 도망쳐야 했어. 지금은 다들 펜틱턴으로 피신해서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야.
이 동네 식당과 카페들은 6월부터 9월까지의 여름 장사로 1년 먹고사는 곳들이거든. 그런데 가장 바쁠 성수기에 1만 2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산불로 대피했으니 생계가 막막해진 거지. 데이비드 이비 BC주 수상(주 정부의 수반)은 이런 대형 산불이 이제 우리의 새로운 일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어.
문제는 식당 직원들도 일자리를 잃었는데, 서류가 전부 대피 구역 안에 있어서 당장 EI(고용보험) 신청조차 못 하고 있다는 거야. 심지어 20년 넘게 일한 직원은 집이 전소되는 참담한 일까지 겪었어.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율리아와 안드리 부부도 사정은 마찬가지야. 이들은 워크퍼밋(취업비자)으로 일하고 있어서 대출이나 정부 지원을 받기도 어렵대. 피난민들이 돌아와도 그동안 쓴 숙박비나 밀린 청구서 때문에 지갑을 닫을 테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거지.
그나마 다행인 건, 대피할 때 농장에 두고 와서 애태웠던 아비아나네 반려 돼지가 구조대원 덕분에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는 소식 하나뿐이야. 정말 하루빨리 산불이 잡혀서 다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