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뚫릴 뻔한 밴쿠버 한복판에 40년째 버티고 있는 대륙의 정원 클라스
1960년대 밴쿠버 차이나타운 한복판에 고속도로 램프(입체 교차로 진출입로)를 지으려다가 시민들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었어. 그 자리에 떡하니 들어선 게 바로 “닥터 선 얏센 클래식 차이니즈 가든(쑨원 중국 고전 정원)”이야. 1911년 중화민국을 세운 혁명가 이름을 딴 이 정원이 올해로 벌써 40주년을 맞았대. 중국 밖에서 지어진 최초의 중국 전통 정원이라니 엄청 폼나지.

여기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쑤저우(중국 장쑤성 남부의 도시) 스타일이자 명나라 시절 학자들이 머물던 정원 양식을 그대로 빼다 박았어. 당시 중국에서 장인 52명이 직접 날아와서 현지 건축가랑 같이 영혼을 갈아 넣어서 만들었다고 하더라고.

정원 곳곳에 있는 독특한 모양의 돌들은 타이후(중국 장쑤성에 있는 거대한 호수) 바닥에서 건져 올린 건데, 요즘은 돈 많은 형님들이 프라이빗 정원 만든다고 싹쓸이하는 바람에 구하기도 힘든 완전 레어템이래. 게다가 지붕 기와부터 바닥에 깔린 자갈 모자이크까지 전부 80년대 중국의 찐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어. 심지어 기와는 수작업으로 만든 거라 나중에 보수하려면 무조건 특별 주문 제작을 해야 한대.

나무 한 그루도 그냥 심은 게 없고, 못이나 접착제 하나 없이 전통 목공 결구법(나무의 홈을 파서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지어진 학자의 서재도 완전 예술이야. 연못에는 오렌지색 잉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몇 년 전에 수달 한 마리가 침입해서 잉어 먹방을 찍고 간 웃픈 사건인 “수달게이트”도 있었지.

바쁘고 정신없는 도심 한가운데서 이렇게 고요하고 힐링되는 찐 중국 감성을 느낄 수 있다니 꽤 쏠쏠한 구경거리 아니겠어. 여름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고 어른 기준 입장료는 16달러니까 밴쿠버 살면 시간 날 때 한번쯤 구경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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