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순삭되고 벌써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 계절이 바뀌면서 우리 생체 리듬도 리셋되는 기분인데, 딱 이맘때면 가을 감성 낭낭하게 채워줄 묵직한 레드 와인 한 잔이 국룰이잖아. 본격적인 비바람이 몰아치기 전에 한두 달 정도는 이 날씨를 맘껏 즐겨줘야지.
근데 요즘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전쟁(국가 간에 관세를 올리며 수출입을 제한하는 경제적 충돌) 때문에 와인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농가나 수입사 할 것 없이 다들 앞날을 몰라서 덜덜 떨고 있대. 게다가 와인 가격까지 전 세계적으로 떡상 중이라, 예전엔 저녁 밥상에 캐주얼하게 올리던 술이 이제는 무슨 특별한 기념일에나 큰맘 먹고 따는 럭셔리템이 돼버렸지. 물가 오르는 거 진짜 선 세게 넘은 거 같아.
그래서 텅장(텅 빈 통장)을 지키면서도 입맛을 싹 돌게 해줄 30달러 이하의 BC주(브리티시컬럼비아주) 로컬 레드 와인들을 싹 다 발굴해 봤어. 요즘 이 가격에 마실 만한 와인 찾기 진짜 하늘의 별 따기거든.
바비큐랑 찰떡인 써니브래의 레드 블렌드부터, 과일 향이 미친 엘리펀트 아일랜드의 메를로(부드럽고 떫은맛이 적은 레드 와인 품종), 고기나 버섯 요리랑 환상 조합인 몬테 크릭의 까베르네 프랑(허브 향과 산미가 특징인 적포도 품종)까지 가성비 폼 미친 와인들이 은근히 많더라고. 심지어 체리와 블랙베리 향이 매력적인 츠바이겔트(오스트리아에서 유래한 적포도 품종)처럼 유니크한 녀석들도 있어서 골라 마시는 재미가 쏠쏠할 거야.
게다가 이번 달 커머셜 드라이브 쪽에서 열리는 이탈리아 와인 6코스 디너 파티나, 오루크 패밀리 에스테이트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이랑 같이 하는 자선 행사 같은 꿀잼 이벤트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야. 찐 와인 러버라면 이번 기회에 우리 동네 로컬 와인으로 가을 타보는 거 완전 추천할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