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다운타운에 전기를 공급하던 ‘달 그라우어 변전소’가 70년이나 돼서 이제 슬슬 은퇴할 때가 됐어. 그래서 BC 하이드로(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전력 공기업)가 새로운 변전소를 지으려고 하는데, 위치 선정 때문에 완전 시끌시끌해.
새로운 변전소 후보지는 바로 웨스트엔드에 있는 넬슨 공원 옆 로드 로버츠 부속 초등학교 지하야. 2018년에 이미 교육청이랑 7300만 달러(약 700억 원)짜리 계약까지 끝냈거든. 지상에는 삐까뻔쩍한 새 초등학교랑 운동장을 지어주겠다는 조건으로 말이야.
근데 동네 주민들이 드러누우면서 결사반대하고 나섰어. 거기가 웨스트엔드 중심에 있는 유일한 공원인데, 공사 시작하면 학교도 부수고 놀이터도 날아가고, 무엇보다 크고 아름다운 나무 85그루를 싹둑 베어버려야 한다는 거지. 자연을 사랑하는 동네 사람들에겐 완전 선 넘는 소식인 셈이야.
물론 BC 하이드로나 에너지부 장관은 “아니, 다운타운 살면서 전기는 다들 쓰고 싶어 하면서 변전소는 안 된다니 완전 억까 아니냐”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야. 도심 한복판에 이런 거대한 인프라를 지을 빈 땅을 찾는 게 하늘의 별 따기거든. 전문가들도 이리저리 다 따져봐도 그나마 거기가 제일 피해가 적은 곳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어.
결국 이 ‘전기냐 나무냐’ 하는 숨 막히는 눈치싸움의 결말은 몇 달 뒤에 BC 공익사업 위원회(공공요금 및 서비스 규제 기관)가 프로젝트 승인을 내릴지 말지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야. 과연 무사히 삽을 뜰 수 있을지 팝콘 각 제대로 나오지 않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