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필립 치틸(밴쿠버 캐넉스 소속 아이스하키 선수)이 코너 맥데이비드(NHL 최고의 슈퍼스타) 경기 영상을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대. 뭐 맥데이비드 경기력이 워낙 폼 미쳐서 보는 것도 있지만, 치틸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어.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살벌한 태클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얄밉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 그 ‘생존 비법’을 캐내려는 거거든.
치틸이 최근 몇 년간 부상 억가가 진짜 심했잖아. 지난 시즌에는 사각지대에서 퍽(아이스하키용 고무 원판)을 처리하다 뇌진탕 오고, 연습 중엔 튕긴 퍽에 광대뼈까지 부러지면서 고작 12경기 출장에 그쳤어. 불운은 어쩔 수 없다 쳐도, 태클은 본인 위치 선정이나 플레이 스타일을 고치면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현타가 온 거지.
그래서 여름 내내 마르틴 네카스(스피드가 뛰어난 체코 출신 선수) 등 다른 팀 에이스들이 빙판을 어떻게 휘젓는지, 위험한 위치에 안 가려고 어떻게 몸을 사리는지 폭풍 연구를 했대. 수년 동안 몸에 밴 플레이 본능을 하루아침에 뜯어고치는 게 솔직히 헬이겠지만, 이번엔 어떻게든 풀타임으로 뛰고 싶어서 이 꽉 깨문 상태야.
게다가 이번 시즌엔 등번호도 72번에서 77번으로 싹 바꿨어. 아내랑 딸 생일에도 7이 들어가기도 하고, 3년 동안 액땜 제대로 했으니 이제 새출발 해보자는 긍정적인 마인드지. 본인 입으로도 실력 증명하고 싶어서 근질근질하다는데, 제발 이번엔 병원 말고 빙판 위에서 무사히 날아다녔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