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시의원 선거가 코앞인데 웃픈 상황이 벌어졌어. 후보자 두 명이 투표용지에 자기들의 한자 이름을 넣겠다고 시청이랑 팽팽하게 기싸움을 하고 있거든.
주인공은 원시티 밴쿠버(OneCity Vancouver, 밴쿠버 지역 정당)의 아이오나 보나미스와 ABC 밴쿠버의 레니 저우야. 이 둘은 원래 영어 이름이랑 한자 이름을 섞어서 후보 등록을 했는데, 밴쿠버 최고 선거 책임자가 “그건 평소에 쓰는 이름(Vancouver Charter, 밴쿠버 시 헌장에 명시된 통상적 이름)이 아니잖아?”라며 법원에 태클을 걸어버린 거지.
근데 황당한 건, 이번 선거에 “롤러걸(Rollergirl)”이라는 닉네임으로 등록한 후보는 통과가 됐다는 거야. 보나미스는 “부모님이 지어주시고 평생 써온 내 진짜 이름인데 왜 안 되냐”며 어이없어하고 있어. 롤러걸은 되는데 40년 쓴 내 이름은 안 된다니, 누구라도 킹받을 만하지?
게다가 밴쿠버시 웹사이트에 등록된 후보 123명 중 7명은 이미 한자 이름을 썼고, 그중 4명은 무사통과됐어. 기준이 완전 고무줄인 셈이지. 저우 역시 자기가 평생 써온 이름이 투표용지에 못 올라간다는 사실에 씁쓸해하고 있어.
사실 2022년 선거 때도 똑같은 일로 법원까지 갔었는데, 그때는 판사가 결정을 미루는 바람에 결국 한자 이름이 투표용지에 올라갔었어. 반면에 옆 동네 리치먼드시는 자동 개표 소프트웨어(투표지를 읽어내는 기계 장치)를 위해 영어 이름만 같이 쓰면 한자든 뭐든 다 오케이(OK)라며 쿨하게 허용하고 있어.
과연 밴쿠버시는 이번에 어떤 결론을 내릴지 팝콘 각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