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웨스트엔드에 터줏대감처럼 버티고 있던 52년 된 고인물 수영장, 밴쿠버 아쿠아틱 센터가 결국 철거 엔딩을 맞이하게 됐어. 시민 단체가 수영장 지키겠다고 소송까지 걸며 영혼을 갈아 넣었지만, BC주 대법원(British Columbia 최고 법원)에서 차갑게 기각해 버렸거든. 결국 10월 1일부터 자비 없는 실내 철거 작업이 바로 시작될 예정이야.
가장 킹받는 포인트는 새로 짓는 수영장의 스펙이야. 원래 있던 50미터 정규 레인이 증발하고 25미터짜리 반쪽짜리 풀장이 들어온다는 거지. 시민들 입장에서는 투표 전 공개된 예산안(자본 계획)에 분명 50미터 풀장 살린다고 적혀 있던 걸 똑똑히 기억하는데, 완전 뒤통수 얼얼하게 맞은 기분인 거야.
이대로라면 밴쿠버 전체를 통틀어 50미터 풀장은 힐크레스트 커뮤니티 센터 딱 하나만 덩그러니 남게 돼. 오죽하면 수영 국가대표를 육성하는 캐나다 수영 연맹(Swimming Canada)에서도 50미터 풀장이 자꾸 멸종하면 캐나다 수영의 미래가 박살 난다며 팩폭을 날렸을 정도야.
물론 밴쿠버시에서는 새 수영장이 다이빙 풀, 레저용 풀장, 온수욕조, 사우나에 헬스장까지 풀옵션으로 꽉꽉 채운 최신식 핫플(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인기 있는 장소)이 될 거라고 열심히 입을 털고 있어. 하지만 수영에 진심인 찐 수영러들 입장에서는 레인 길이가 반토막 났는데 그깟 사우나가 다 무슨 소용이냐며 분노의 물장구를 치고 싶은 씁쓸한 심정일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