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시의원 선거 투표용지에 한자 이름 적는 거 가지고 법정 싸움까지 갔는데, 결국 출마자들 승리로 끝났어.
사건의 발단은 이래. 밴쿠버 시의원, 교육위원 등에 출마한 7명의 후보자가 투표용지에 자기들의 영어 이름 옆에 한자 이름도 같이 올리겠다고 한 거야. 근데 밴쿠버 시청 측에서는 “이 사람들 평소엔 영어 이름만 쓰면서 갑자기 왜 이래? 표 챙기려는 꼼수 아님?” 하면서 법원에 소송을 걸어버렸지. 밴쿠버 헌장(Vancouver Charter, 밴쿠버 시를 규율하는 특별 주법)에 따르면 평소에 쓰는 이름만 투표용지에 올릴 수 있거든.
근데 판사님이 점심 먹고 딱 5분 만에 쿨하게 판결을 내렸어. “응, 한자 이름 써도 돼~” 하고 말이야. 자세한 판결 이유는 나중에 문서로 남기겠다고 하더라고. 혹시라도 판사가 밴쿠버 사람이라 편파 판결했다는 소리 들을까 봐, 일부러 던컨(Duncan, 밴쿠버 섬에 있는 도시)에서 화상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치밀함까지 보여줬지.
후보자들은 완전 축제 분위기야. 특히 이오나 보나미스(Iona Bonamis, 시의원 후보)나 크리스토퍼 리(Christopher Lee, 교육위원 후보) 같은 사람들은 “이건 그냥 표 얻으려는 수작이 아니라 우리 정체성 그 자체야. 캐나다는 다문화 국가니까 당연히 존중받아야지”라며 기뻐하고 있어. 중국계 커뮤니티에서는 원래 그 한자 이름으로 불리니까 평소 쓰는 이름이 맞다는 논리인 거지.
아무튼 이번 판결 덕분에 투표용지 이름 순서 정하는 제비뽑기도 무사히 진행됐고, 앞으로는 굳이 법정까지 안 가도 자기 커뮤니티 이름을 쓸 수 있는 선례가 만들어진 셈이야. 투표용지에서 한자 보는 게 낯설긴 하겠지만, 이것도 다문화 사회의 찐 모습 아니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