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메인 스트리트에 있던 1903년생 찐 고인물 건물이 며칠 전에 완전히 철거됐어. 옛날 개척 시대 감성이 뿜뿜하는 귀한 돌 마감재(파사드)를 가진 2층짜리 상가였는데, 시에서 지정한 문화재(헤리티지)가 아니라서 보존은커녕 재활용 의무도 없이 그냥 와장창 부서졌지 뭐야.
포크레인 두 대가 뒤에서부터 아작을 내고, 앞에서는 작업자가 나무 막대기로 2층 창문을 깨부수는 모습이 포착됐어. 문화재 보존 운동가들은 진짜 아깝다며 탄식을 쏟아내고 있지. 예전처럼 앞면 돌벽만 살려서 새 건물에 찰떡같이 섞어 쓸 수도 있었는데 말이야.
사실 이 동네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밴쿠버의 구도심 지역)에서 이렇게 통째로 갈려나간 옛날 건물이 한둘이 아니야. 최근 몇 년 새 디 온리 씨푸드 건물이나 발모랄 호텔도 자비 없이 헐렸고, 코로나 전까지 핫했던 임페리얼 극장을 포함해서 메인 스트리트 300블록 서쪽은 싹 다 밀려버렸어. 그 자리엔 공공 임대 주택(소셜 하우징)이 들어설 예정이래.
이 건물을 570만 달러에 꿀꺽한 개발사는 저렴한 임대 주택을 지을지 시랑 논의 중이라고 하네. 전문가들은 개스타운이나 차이나타운(밴쿠버의 유명한 역사 지구)이랑 다르게, 이쪽 동네는 옛날 건물을 지킬 만한 룰도 없고 시에서도 별로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어.
예전에는 건물 부술 때 벽돌이라도 건져서 다시 쓰게 하더니, 요새는 상업용 건물 부술 땐 그런 재활용 룰도 없대. 역사적인 건물들이 이렇게 사라지는 게 완전 씁쓸한 엔딩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