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캐나다 BC주(브리티시컬럼비아주) 길거리를 걷다 보면 사거리마다 선거 팻말이 꽉꽉 들어차 있는 걸 볼 수 있어. 왜냐고? 오는 10월 17일에 지자체 선거(시장, 시의원 등을 뽑는 선거)가 있는데, 바로 일주일 뒤인 10월 24일에 주 총선(주 정부의 의원을 뽑는 선거)까지 겹쳐버렸거든. 데이비드 이비 주수상(BC주 정부의 수반)이 갑자기 조기 선거를 때려버리는 바람에 벌어진 역대급 혼종 스케줄이지.
덕분에 유권자들은 멘붕에 빠졌어. 동네 시의원 후보만 3,500명인데 주 의원 후보들까지 튀어나오니 누가 누군지 헷갈릴 수밖에 없잖아. 심지어 투표소도 겹치고 당 로고까지 비슷한 곳이 있어서, 시장 후보한테 가서 주 의원 후보냐고 묻는 촌극도 벌어질 각이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쫙 갈리더라고. 정치에 관심이 쏠려서 투표율이 떡상할 거라는 행복회로를 돌리는 쪽이 있는가 하면, 유권자들이 피로감을 느껴서 투표율이 바닥을 칠 거라며 팩폭을 날리는 쪽도 있어. 게다가 선거 캠프 입장에서는 한정된 자원과 자원봉사자들을 쪼개 써야 하니 그야말로 곡소리가 나고 있지.
이런 겹치기 선거는 1986년 엑스포 시절 이후 40년 만이라는데, 주 총선이 4년 주기인 걸 감안하면 2030년에도 또 이 스케줄이 겹칠 수 있대. 진짜 생각만 해도 어질어질하지 않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