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록 공연 포스터 하나 그려주고 10달러, 15달러 받던 아티스트가 있었어. 바로 사이키델릭(환각적인 느낌을 주는 화려하고 몽환적인 예술 스타일) 포스터의 전설 밥 마스 할아버지 이야기야. 안타깝게도 최근 파킨슨 플러스 증후군(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퇴행성 뇌질환) 등으로 고생하시다가 9월 21일에 8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어.
이 할아버지의 아르누보(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유행한 식물 모티브의 장식적인 미술 양식) 스타일 디자인은 시간이 지나면서 전 세계적인 수집품이 됐지. 1967년에 그린 ‘그레이트풀 데드’ 밴드의 밴쿠버 공연 포스터는 2021년 경매에서 무려 1만 5천 달러에 팔리기도 했어.
재미있는 건 스펠링에 꽤 약하셨다는 거야. 밥 딜런의 첫 대형 의뢰 포스터에 이름을 ‘Bob Dylon’이라고 적었는데, 당시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젊은 시절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LA의 핫플을 누비며 작업했지만, 베트남전에 징집될까 봐 쿨하게 캐나다로 돌아오셨어. 밴쿠버 지하실에 살 땐 춥다고 자기 포스터들을 뭉쳐서 벽난로 땔감으로 써버린 상남자다운 일화도 있지.
나중에는 ‘토탈 리콜’이나 ‘백 투 더 퓨처 3’ 같은 영화 포스터도 작업하셨고, 90년대에는 스매싱 펌킨스나 레드 핫 칠리 페퍼스 같은 뮤지션들과 작업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셨어. 시작도 훌륭했지만 마지막이 더 완벽했던 진정한 아티스트, 밥 마스 할아버지의 평안한 안식을 빌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