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열린 밴쿠버 캐넉스와 캘거리 플레임스의 하키 경기 봤어? 완전 피지컬 쩌는 짜릿한 역전승이었지. 관중석에서는 파도타기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함성 소리가 장난 아니었어. 홈팀 캐넉스가 4대 1로 이겼는데, 거친 몸싸움과 골이 팡팡 터지는 꿀잼 경기였지.
가장 눈에 띈 건 1센터(팀의 핵심 공격수) 엘리아스 페테르손이었어. 골을 못 넣었는데도 관중들이 “가보자고 피티(Petey, 페테르손의 애칭)”를 외쳤거든. 평소랑 다르게 엄청 거칠게 몸싸움을 하면서 빙판을 휘젓고 다녔어. 경기 끝나고 인터뷰할 때 보니까 폼이 꽤 올라온 것 같아. 수비수 하나를 완벽하게 제치는 토 드래그(퍽을 스틱 끝으로 끌어당겨 속이는 기술)를 보여주면서 슬슬 예전의 폼을 되찾는 느낌이랄까? 본인도 지금 하키하는 게 엄청 재밌대.
그리고 같은 이름의 수비수 ‘D-피티’(수비수 엘리아스 페테르손)도 원래 거친 플레이로 유명한데, 이번엔 진짜 기가 막힌 슛으로 골을 넣었어. 선배인 루크 쉔처럼 크고 싶냐는 질문에 씩 웃으며 “그 형 커리어 미쳤잖아요”라고 하더라.
사실 경기 초반에는 캐넉스 분위기가 영 별로였어. 플레임스가 시작하자마자 골대를 맞추고 캐넉스 진영에서 계속 압박했거든. 근데 베테랑 수비수 루크 쉔이 상대 선수인 클랍카를 시원하게 들이받고 한판 주먹다짐을 벌이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어. 쉔 왈, 팀이 처져 있는 것 같아서 일부러 분위기 반전시키려고 한판 붙었대. 덕분에 경기 내내 페널티 박스(반칙한 선수가 갇혀 있는 곳)에 살다시피 했지만 말이야.
이번 경기의 진짜 씬스틸러는 골텐더(골키퍼) 레비 메릴라이넨이었어. 코치가 ‘냉혈한’이라고 부를 정도로 멘탈이 폼 미쳤더라. 최근에 웨이버(구단이 선수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것)에서 데려온 백업 골리인데 이렇게 잘할 줄 누가 알았겠어? 쉔도 슈팅 수가 15대 5로 밀릴 때 “우리 골리가 미쳐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대.
유일한 옥에 티는 파워플레이(상대 선수가 반칙으로 퇴장당해 수적 우위인 상황) 유닛이었어. 예전의 그 날카로운 맛은 다 어디 갔는지 폼이 많이 떨어졌더라. 그래도 골리가 이 정도로 든든하게 막아준다면 앞으로도 꽤 해볼 만할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