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무디에 사는 피에르 할아버지와 비비안 할머니 부부 사연인데, 참 맘이 짠하더라.
피에르 할아버지는 62세라는 좀 이른 나이에 젊은 치매(조기 발병 치매) 판정을 받으셨대. 보통 치매는 유전이 아니라지만, 할아버지네는 어머니, 여동생, 형제 세 명까지 모두 치매를 앓고 계셔서 유전적 요인이 큰 케이스인가 봐.
할아버지는 자식들이랑 손녀들한테도 이 병이 유전될까 봐 너무 걱정이 크셨대. 그래서 2년 전에 UBC(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치매 관련 임상시험(새로운 약이나 치료법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에게 직접 적용해 보는 시험)에 과감하게 참여하기로 결심하셨어. 당장 자기 병이 다 나을 거란 환상은 없지만, 조금이라도 과학 발전에 보탬이 돼서 훗날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으셨던 거지.
근데 요즘 전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는 5,500만 명이나 될 정도로 늘고 있는데, 막상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사람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대. 무려 35만 명의 자원자가 더 필요하다는데 말이야. 참가 기준도 까다롭고, 검사받으러 멀리까지 가야 하고, 보호자도 동행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다들 부담을 느끼는 거지.
피에르 할아버지도 12주마다 주사 맞고, MRI(자기공명영상) 찍고, 인지 테스트까지 받으면서 고생이 많으신데 다행히 큰 부작용 없이 잘 버티고 계셔. 비비안 할머니는 옆에서 간병하는 게 참 고되고 불확실성의 연속이지만, 의료진들이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인 자기까지 챙겨줘서 큰 위로를 받고 있다고 하시네. 진짜 가족을 위한 할아버지의 용기 있는 선택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