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밴쿠버 박물관에 엄청 귀하고 가슴 먹먹한 유물이 하나 들어왔어. 바로 1937년 스페인 내전 (스페인에서 일어난 공화파와 파시스트 간의 내전) 당시에 쓰였던 접이식 부채야.
이 부채 뒷면에는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기 직전, 파시즘 (극단적 우파 전체주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자원했던 35명의 캐나다인들의 이름이 적혀 있어. 대부분 BC주 출신이었고, 안타깝게도 이들 중 13명은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지.
특히 이 부채에 이름이 남겨진 아이보 앤더슨의 사연은 정말 가슴이 아파. 그는 1938년 에브로 전투 (스페인 내전 중 가장 큰 규모의 전투)에 참전했다가 포탄에 맞아 두 다리를 잃고 말았어. 앤더슨은 자신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며 동료들에게 짐이 될 것을 직감하고는, 소총을 달라고 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해.
당시 캐나다 정부는 사람들이 참전하지 못하도록 막았지만, 무려 1,200명에서 1,800명에 달하는 캐나다인들이 스페인으로 향했어. 이들은 매켄지-파피노 대대 (캐나다 자원병들로 구성된 국제여단 소속 부대)라는 이름으로 싸웠지.
이 부채는 아마도 스페인 알바세테에 있던 국제여단 본부에서 누군가 자원병들을 기억하기 위해 서명을 받고 캐나다로 가져온 것으로 보여. 잊혀질 뻔했던 영웅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작은 부채 하나로 다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거야. 참 안타까우면서도 기억해야 할 역사인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