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토요일 밴쿠버 지방선거 투표하러 가면 무슨 고등학교 기말고사 보는 기분일 거야. 무려 32번이나 투표용지에 마킹을 해야 하거든. 만약 주 선거 사전투표까지 겹치면 하루에 33번이나 도장을 찍어야 해.
도대체 왜 이렇게 많냐고? 자본 지출 차입금 관련 질문 3개, 법적 구속력은 없는 주민투표(plebiscite) 질문 2개에다가, 시의원 10명, 교육위원 9명, 공원위원 7명, 그리고 시장 1명까지 싹 다 뽑아야 하니까 그렇지. 진짜 찍을 거 엄청 많지?
이번 선거에서 제일 핫한 건 현재 의회 다수당인 ABC당이 추가한 주민투표 질문 두 가지야. 하나는 공공장소 마약 사용 단속에 관한 거고, 다른 하나는 옛 세인트폴 병원(St. Paul's Hospital) 같은 시설 일부를 중증 정신질환과 약물 중독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비자발적 치료(involuntary-care)” 시설로 바꾸는 것에 대한 내용이야.
현 시장인 켄 심(Ken Sim)이랑 ABC당은 이게 공공 안전을 위한 거라고 밀고 있는데, 다른 당들은 세금 50만 달러나 까먹는 정치적 쇼라고 비판하고 있어. 다른 시장 후보들도 각자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중이야. 게다가 선거 막바지라 노조, 기업인, 정치인들 지지 선언도 쏟아지고 있는데, 4년 전에 켄 심을 지지했던 밴쿠버 경찰노조는 이번엔 아무도 지지 안 하겠다고 발을 빼버렸어.
최근 여론조사 보니까 밴쿠버 시민 62%가 도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불만이 엄청 쌓여있더라고. 이렇게 뿔난 민심이 역사상 최초의 녹색당 시장이나 여성 시장을 탄생시킬지, 아니면 후보가 너무 많아서 표가 갈리는 바람에 켄 심이 어부지리로 재선에 성공할지 완전 팝콘 각이야. 이 32번의 마킹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한번 지켜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