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밴쿠버 지방선거 결과 봤어? 좌파 정당들이 뭉쳐서 시장부터 시의회, 공원위원회, 교육위원회까지 싹 다 쓸어 담았어. 녹색당(Greens), 코프(COPE, 진보 성향의 시민 정당), 원시티(OneCity) 이 세 진보 정당이 표 분산을 막으려고 후보 수를 제한하는 짬짜미를 했거든. 결국 시장 후보도 녹색당의 피트 프라이로 단일화했는데, 이게 제대로 먹혀서 지난 선거를 주름잡던 우파 성향의 ABC 밴쿠버를 완전히 털어버렸지.
새 시장 프라이는 꽉 막힌 정당 정치에서 벗어나서 시민들만 보고 협치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는데, 이제 진짜 시험대에 오른 셈이야. 시의회 11석 중에서 녹색당이 5석으로 제일 몸집이 크고, 코프가 4석으로 그다음이야. 둘이 합치면 과반이 넘으니까 웬만한 건 다 뜻이 맞겠지만, 코프가 좀 더 찐 사회주의 성향이라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거든.
예를 들어, 대중교통 문제만 해도 녹색당은 저소득층 할인을 원하는데 코프는 청소년 무임승차에 아예 일부 버스 요금 전면 무료화까지 가자고 엑셀을 밟고 있어. 빈집세(주거용 부동산을 비워둘 경우 부과하는 세금)도 코프는 세 배로 올리자고 벼르고 있고, 녹색당은 개발업자들 눈치도 좀 보면서 타협점(서로 양보해서 찾는 적당한 합의)을 찾으려고 하지.
유일하게 살아남은 우파 ABC 소속 마이크 클래슨 시의원도 나름 짬바가 있어서 한자리 톡톡히 할 거 같아. 진보 연합 애들도 지난번 ABC가 독식할 때 자기들 왕따시켰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이번엔 껴안고 가려는 분위기야.
지금 당장이야 서로 돕고 잘해보자고 훈훈하게 입을 털고 있지만, 옛날에도 이러다 파벌 싸움 나고 쪼개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 프라이 시장과 좌파 삼형제 연합이 끝까지 폼 유지하면서 밴쿠버를 잘 이끌어갈지는 좀 더 팝콘 뜯으면서 지켜봐야 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