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아가시(BC주 남서부의 소도시)에 농장을 샀을 때만 해도 지렁이 구경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어. 십 년 넘게 옥수수랑 방울양배추만 주구장창 키우면서 화학비료랑 농약에 찌들어 땅이 완전 퍼석퍼석해졌거든.
근데 지금은 완전 상전벽해가 됐지 뭐야. 삽으로 흙을 살짝만 퍼내도 지렁이들이 “안녕?” 하고 꿈틀거린다니까. 농장 주인이 풀밭에 누워서 꼬물거리는 벌레들이랑 곰팡이 균사체(버섯 같은 균류의 몸을 이루는 실 모양의 구조)를 구경할 정도래.
이게 다 재생농업(단순히 농작물을 기르는 걸 넘어 토양의 건강과 생물 다양성을 회복시키는 친환경 농법)으로 갈아탄 덕분이야. 가축들을 방목하고 여러해살이 작물을 심었더니, 소들이 쑥쑥 자라서 유기농 우유를 뿜어내고 있어. 이걸로 치즈랑 요거트를 만들어서 밴쿠버 쪽에 배달하니까 쏠쏠하게 잘 팔린대.
요즘 지속가능한 먹거리 판에서 이 재생농업이 완전 뜨거운 감자야. 기후변화나 무역 전쟁 같은 변수에도 끄떡없는 식량 안보를 챙길 수 있거든. 물론 “이게 만능 치트키는 아니다”라고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있어. 시간과 돈도 많이 깨지고, 정부의 빡센 기준이 없으면 대기업들이 그린워싱(실제론 친환경이 아니면서 친환경인 척 포장하는 꼼수)으로 악용할 수도 있다는 거지.
그래도 흙을 살리면서 자연과 윈윈하는 농법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팩트야. 정부도 팍팍 지원해 주고, 우리도 “아, 건강한 먹거리가 내 몸을 채우는구나” 하고 생각의 틀을 바꾸면, 결국 농부도 살고 지구도 사는 꿀잼 메타가 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