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밴쿠버(BC주의 여러 도시들을 묶어서 관리하는 광역 행정 기구)가 이번 주 금요일에 2027년 예산안이랑 5년 치 재정 계획을 통과시킨다고 해서 엄청 시끄러워.
문제는 이번 달 선거에서 기존 이사회 멤버의 3분의 2가 물갈이됐다는 거야. 즉, 선거에서 떨어졌거나 은퇴할 예정인 레임덕(임기 말에 권력 누수 현상이 와서 힘이 빠진 상태) 멤버들이 무려 1,190페이지짜리 예산안을 자기들 마음대로 결재하고 나가겠다는 거지.
새로 당선된 시장들은 당연히 뒷목 잡고 쓰러질 지경이야. 써리나 뉴웨스트민스터 시장 당선인 같은 사람들은 “아니, 곧 방 뺄 사람들이 왜 우리가 앞으로 4년 동안 감당해야 할 예산을 정하냐”면서 금요일 회의를 당장 취소하라고 팩폭(팩트 폭력의 줄임말로 사실을 바탕으로 정곡을 찌르는 것)을 날리고 있어. 내년 3월까지만 예산안을 확정하면 되는데 굳이 지금 안건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지.
근데 메트로 밴쿠버 측은 원래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회의를 하는 게 국룰(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이고, 산하 도시들이 내년도 예산을 짜려면 지금 확정해 줘야 한다면서 뻐팅기고 있어.
참고로 이번에 통과시키려는 예산이 운영비만 17억 달러(약 1조 7천억 원)에 달해. 이거 통과되면 각 가정마다 매년 내야 하는 지역 서비스(상하수도, 쓰레기 수거 등) 요금이 914달러로 또 오르게 되거든. 과연 짐 싸기 직전인 고인물들이 이 엄청난 예산안에 도장을 찍고 쿨하게 떠날 수 있을지 팝콘 뜯으면서 지켜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