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정치판이 웬일로 정당 싸움을 멈추고 훈훈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이번에 새로 밴쿠버 시장으로 당선된 피트 프라이(밴쿠버 최초의 녹색당 출신 시장)가 그동안 밴쿠버 시의회의 고질병이었던 “파벌 정치”를 아예 싹 다 뿌리 뽑겠다고 선언했거든.
이 형님이 입으로만 떠드는 게 아니라 진짜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꽤 화제야. 일단 시장직 인수위원회(새 시장이 원활하게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준비 팀) 위원장으로 레베카 블라이 시의원을 임명했어. 재밌는 건 이 두 사람이 같은 당이었던 적도 없고, 심지어 선거에서만 세 번이나 맞붙었던 완전 라이벌이라는 거야. 근데 시의회에서 8년 동안 같이 구르면서 뜻이 잘 통했다며 덜컥 중책을 맡겨버렸지 뭐야.
거기다 시의원들한테 감투 씌워주는 것도 진짜 골고루 뿌렸어. 부시장 자리도 자기네 녹색당 사람한테 안 주고 COPE(진보 성향의 지역 정당) 소속 의원한테 먼저 맡긴 다음, 앞으로 다른 당 의원들이랑 돌아가면서 하겠대. 예전 정권들처럼 자기 식구 챙기기 하던 거랑은 완전 딴판이지.
비서실장 뽑은 썰도 진짜 골때려. 보통은 선거 캠프에서 뼈를 묻은 최측근이나 정치 고인물들을 앉히잖아? 근데 이번 비서실장은 그냥 동네 강아지 공원에서 개 산책시키다가 만나서 친해진 동네 주민이래. 정치판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인데 가치관이 잘 맞는다고 바로 채용해버렸어. 부비서실장도 외부 낙하산이 아니라 원래 시청에서 일하던 짬바(경력) 있는 공무원을 승진시켰고.
아무튼 새 시장이 밴쿠버 시장실에서 “정치색”을 쫙 빼버리려고 작정한 건 확실해 보여. 이 신선한 마이웨이 행보가 밴쿠버를 진짜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꿀지, 아니면 그냥 실험으로 끝날지 팝콘 각 잡고 지켜봐야 할 거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