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할로윈 진짜 많이 변했어. 옛날에는 그냥 집에서 대충 만들어서 입고 나가는 게 국룰이었잖아. 엄마 화장대 뒤져서 립스틱으로 피 분장하고, 아빠 흰 셔츠 깃 세워서 드라큘라 만들고, 아니면 그냥 막대기에 손수건 묶어서 노숙자 코스프레 하는 게 다였지.
근데 지금은 완전 기업형 비즈니스가 돼버렸어. 스피릿 할로윈(북미 최대 할로윈 용품 전문점) 같은 매장만 북미 전체에 1,500개가 넘는다니까. 8월부터 문 여는 곳도 있고 수익금으로 어린이 병원에 기부도 한대. 돈 냄새가 폴폴 나긴 하지만 좋은 일도 하니까 킹인정이지.
요즘 애들 코스튬 보면 폼이 미쳤어. 기성품으로 나오는 디즈니 공주나 스파이더맨도 많지만, 창의력 쩌는 애들도 진짜 많거든. 초등학생 둘이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미국 연방대법원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랑 프리다 칼로(멕시코의 초현실주의 여성 화가)로 분장한 거 보고 빵 터졌잖아. 디테일이 장난 아니더라고.
작년에는 어떤 꼬마가 비틀즈(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멤버 세 명의 등신대를 어깨에 메고 자기 얼굴까지 해서 4인조를 완성한 것도 봤고, 옐로우스톤(미국의 인기 서부극 드라마) 출연진으로 단체 코스프레 한 애들도 있었어.
근데 내 인생 최고의 코스튬은 내가 직접 만든 “프로이트의 말실수(Freudian slip, 무의식적인 욕구가 말실수로 나타나는 현상이자 여성용 속옷을 의미하는 언어유희)”야. 슬립(여성용 속옷)에 지그문트 프로이트(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얼굴을 붙여놨지. 누가 무슨 분장이냐고 물어보면 “프로이트의 슬립이야”라고 대답했는데, 이 정도면 꽤 신박하지 않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