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열린 CFL(캐나다 풋볼 리그) 서부 준결승전은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 같았어. BC 라이언스가 사스캐치원 러프라이더스를 상대로 진짜 폼 미친 역전승을 거뒀거든.
2쿼터까지만 해도 17대 3으로 끌려가면서 이대로 짐 싸야 하나 싶었지. 근데 우리 팀의 에이스 네이선 루크가 자기 진영 41야드 라인에서 수비수 두 명을 가볍게 제치고 스탠리 베리힐한테 택배 패스를 딱 찔러넣은 거야. 베리힐 주변에는 수비수가 개미 한 마리도 안 보일 정도로 완벽한 타이밍이었어.
이 69야드짜리 미친 패스 한 방으로 점수 차를 좁히더니, 팀 분위기가 완전 떡상해서 결국 33대 26으로 승리를 가져왔어. 감독님도 “루크는 진짜 볼 때마다 경이롭다”면서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까 말 다했지.
이 기세를 몰아 다음 주 토요일에는 에드먼턴 엘크스와 서부 결승전을 치르러 원정을 떠나. 사실 에드먼턴이 정규시즌 1위 팀이라 쉽진 않겠지만, 지금 루크 폼이면 충분히 비벼볼 만하지 않겠어?
이번 경기에서 루크는 터치다운 3개 포함해서 366야드 패스를 기록하면서 말 그대로 팀을 하드캐리했어. 제본 코토이한테 70야드짜리 터치다운 패스를 꽂아 넣은 것도 진짜 예술이었고.
라이언스가 마지막으로 그레이 컵(CFL 챔피언십 경기)에 진출한 게 2011년인데, 과연 올해 그 기나긴 암흑기를 끝낼 수 있을까? 재미있는 건 15년 전에 우승했을 때도 올 시즌처럼 초반에 1승 5패로 바닥을 쳤었다는 거야. 왠지 우주의 기운이 모이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날 경기장에는 샌프란시스코 49ers(미국 프로미식축구 팀)에서 뛰고 있는 루크의 동생 커티스도 와서 직관을 했어. 주말에 커넉스(아이스하키 팀)랑 화이트캡스(축구 팀) 경기가 겹쳐서 관중은 2만 3천 명 정도로 살짝 줄었지만, 초반에 지고 있을 때도 응원 열기만큼은 진짜 뜨거웠다니까. 다음 주 에드먼턴전도 이 텐션 그대로 가서 결승 한번 가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