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달력에서 포지션이 좀 애매한 달이긴 해. 할로윈 호박 잭오랜턴 촛불 꺼지자마자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 올라오는 거 다들 알지. 그래도 이 애매한 한 달이 사실상 왬(Wham)의 라스트 크리스마스나 지겨운 캐롤송들이 온 동네에 하루 종일 울려 퍼지기 전에 다른 음악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볼 수 있어. 그러니까 캐롤 무한 재생 지옥이 시작되기 전에 이 찰나의 순간을 맘껏 즐겨보자고.
그래서 이번 11월 밴쿠버에서 절대 놓치면 섭섭한 콘서트 10개를 싹 정리해 봤어.
먼저 제이드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다양한 문화가 섞인 크로스오버 음악 좋아하면 완전 취향 저격일 거야. 그리고 핑크 플로이드(영국의 전설적인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라이브는 이제 두 번 다시 볼 수 없지만, 20년 짬바를 자랑하는 밴드 크레이지 다이아몬즈가 완벽한 트리뷰트(헌정) 공연을 준비했어.
그래미 어워드 최연소 수상자인 팝아마피아노(팝과 남아공 댄스 음악이 섞인 하이브리드 장르) 여왕 타일라의 신나는 댄스 공연도 있고, 보노보의 세련된 클럽 사운드 라이브도 눈과 귀를 호강시켜줄 예정이야. 밴쿠버 아일랜드 출신 아트 데코는 밴드랑 같이 빡센 록을 들려줄 거고, 과어(Gwar)가 이끄는 하드코어 쇼에서는 모시 피트(록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격렬하게 몸을 부딪치며 노는 구역)에서 땀 쏙 빼게 될걸.
또 밴쿠버 뉴웨이브(70년대 후반 펑크록에서 파생된 장르) 씬의 레전드인 포인티드 스틱스는 이번이 찐막 고별 무대라니까 무조건 예매해야 해.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좋아하면 티에스토가 메인으로 오는 페스티벌에서 연말 전에 제대로 춤판을 벌여보자. 재즈 땡기는 날엔 제이콥 두의 감미로운 색소폰 연주가 기다리고 있고, 마지막으로 그래미를 휩쓴 스티브 레이시까지 폼 미친 라인업으로 온다니까 캘린더 열고 취향껏 골라 잡아.

